헤어짐 이별 시
모든 것에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
이별만큼 가슴 아픈 일이 또 있을까?
한편의 시로 아픈 마음의 연고가 되기를 바라며
이별 시 몇편을 올려본다.
" 안올거야 그사람.."
" 응 나도 알아..
나 그 사람 기다리는거 아니야..
그 사람에게로 가버린
내 마음이 돌아오길 기다리는거야.."
먼 후일 - 김소월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빈집 -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이별 노래 - 이정하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그대 떠나는 곳
내 먼저 떠나가서
그대의 뒷모습에 깔리는
노을이 되리니
옷깃을 여미고 어둠 속에서
사람의 집들이 어두워지면
내 그대 위해 노래하는
별이 되리니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이별1 - 나태주
지구라는 별
오늘이라는 하루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할
정다운 사람인 너
네 앞에 있는 나는 지금
울고 있는 거냐?
웃고 있는 거냐?
그리운 당신이 오신다니 - 안도현
어제도 나는 강가에 나가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당신이 오시려나, 하고요
보고 싶어도
보고 싶다는 말은 가슴으로 눌러두고
당신 계시는 쪽 하늘 바라보며 혼자 울었습니다
강물도 제 울음소리를 들키지 않고
강가에 물자국만 남겨놓고 흘러갔습니다
당신하고 떨어져 사는 동안
강둑에 철마다 피었다가 져도
나는 이별 때문에 서러워하지 않았습니다
꽃 진 자리에는 어김없이 도란도란 열매가 맺히는 것을
해마다 나는 지켜보고 있었거든요
이별은 풀잎 끝에 앉았다가 가는
물잠자리의 날개처럼 가벼운 것임을
당신을 기다리며 알았습니다
물에 비친 산그림자 속에서 들려오던
그 뻐꾸기 소리가 당신이었던가요
내 발끝을 마구 간질이던 그 잔물결들이 당신이였던가요
온종일 햇볕을 끌어안고 뒹굴다가
몸이 따끈따끈해진 그 많은 조약돌들이
아아, 바로 당신이었던가요
당신을 사랑했으나
나는 한 번도 당신을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오늘으 강가에 나가 쌀을 씻으며
당신을 기다립니다
당신 밥 한 그릇 맛있게 자시는 거 보려구요
숟가락 위에 자반고등어 한 점 올려 드리려구요
거 참 잘 먹었네, 그 말씀 한 마디 들으려구요
그리운 당신이 오신다니
그리운 당신이 오신다니
이별은 차마 못했네 - 박노해
사랑은 했는데
이별은 못했네
사랑할 줄은 알았는데
내사랑 잘 가라고
미안하다고 고마웠다고
차마 이별은 못했네
이별도 못한 내 사랑
지금 어디를 떠돌고 있는지
길을 잃고 우는 미아 별처럼
어느 허공에 깜박이고 있는지
사랑은 했는데
이별은 못했네
사랑도 다 못했는데
이별은 차마 못하겠네
웃다가도 잊다가도
홀로 고요한 시간이면
스치듯 가슴을 베고 살아오는
가여운 내 사랑
시린 별로 내 안에 떠도는
이별 없는 내 사랑
안녕 없는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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