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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헤어짐 이별 시

by CBL 2016. 8. 30.

헤어짐 이별 시

 

 

 

모든 것에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

이별만큼 가슴 아픈 일이 또 있을까?

한편의 시로 아픈 마음의 연고가 되기를 바라며

이별 시 몇편을 올려본다.

 

  

  

" 안올거야 그사람.."

  

" 응 나도 알아..

나 그 사람 기다리는거 아니야..

그 사람에게로 가버린

내 마음이 돌아오길 기다리는거야.."

  

     

  

 

  

 

 

 

  

 

  

먼 후일 - 김소월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빈집 -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이별 노래 - 이정하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그대 떠나는 곳

내 먼저 떠나가서

그대의 뒷모습에 깔리는

노을이 되리니

  

옷깃을 여미고 어둠 속에서

사람의 집들이 어두워지면

내 그대 위해 노래하는

별이 되리니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이별1 - 나태주

  

지구라는 별

오늘이라는 하루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할

정다운 사람인 너

  

네 앞에 있는 나는 지금

울고 있는 거냐?

웃고 있는 거냐?

  

  

  

  

  

  

  

  

  

 

  

 

그리운 당신이 오신다니 - 안도현

  

어제도 나는 강가에 나가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당신이 오시려나, 하고요

보고 싶어도

보고 싶다는 말은 가슴으로 눌러두고

당신 계시는 쪽 하늘 바라보며 혼자 울었습니다

강물도 제 울음소리를 들키지 않고

강가에 물자국만 남겨놓고 흘러갔습니다

  

당신하고 떨어져 사는 동안

강둑에 철마다 피었다가 져도

나는 이별 때문에 서러워하지 않았습니다

꽃 진 자리에는 어김없이 도란도란 열매가 맺히는 것을

해마다 나는 지켜보고 있었거든요

이별은 풀잎 끝에 앉았다가 가는

물잠자리의 날개처럼 가벼운 것임을

당신을 기다리며 알았습니다

  

물에 비친 산그림자 속에서 들려오던

그 뻐꾸기 소리가 당신이었던가요

내 발끝을 마구 간질이던 그 잔물결들이 당신이였던가요

온종일 햇볕을 끌어안고 뒹굴다가

몸이 따끈따끈해진 그 많은 조약돌들이

아아, 바로 당신이었던가요

  

당신을 사랑했으나

나는 한 번도 당신을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오늘으 강가에 나가 쌀을 씻으며

당신을 기다립니다

당신 밥 한 그릇 맛있게 자시는 거 보려구요

숟가락 위에 자반고등어 한 점 올려 드리려구요

거 참 잘 먹었네, 그 말씀 한 마디 들으려구요

그리운 당신이 오신다니

그리운 당신이 오신다니

  

  

  

  

  

  

  

  

  

이별은 차마 못했네 - 박노해

  

사랑은 했는데

이별은 못했네

  

사랑할 줄은 알았는데

내사랑 잘 가라고

미안하다고 고마웠다고

차마 이별은 못했네

  

이별도 못한 내 사랑

지금 어디를 떠돌고 있는지

길을 잃고 우는 미아 별처럼

어느 허공에 깜박이고 있는지

  

사랑은 했는데

이별은 못했네

  

사랑도 다 못했는데

이별은 차마 못하겠네

  

웃다가도 잊다가도

홀로 고요한 시간이면

스치듯 가슴을 베고 살아오는

가여운 내 사랑

  

시린 별로 내 안에 떠도는

이별 없는 내 사랑

안녕 없는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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