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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복구정보/IT NEWS

(펌) 하형일의 실리콘 밸리 스토리 : Episode9

by CBL 2018. 7. 19.

사진: 앤디 그루브, 로버트 노이스, 고든 무어






Episode 9. 유태인 1.5세 앤디 그루브 인텔에 입사하다.

노이스와 무어가 설립한 인텔이라는 작은 회사는 실리콘 밸리에서 활동하던 모든 엔지니어들에게는 선망의 일터였다. 당시 그들의 명성은 휴렛과 팩커드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꿈의 테크놀로지로 불리는 집적회로의 아버지인 노이스와, '무어의 법칙'의 창시자인 무어와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엔지니어들의 이력서가 인텔사의 창립 소식과 더불어 이들의 책상 위에 수북히 쌓이게 된다. 하지만 노이스는 페어차일드사에서 인연을 맺은 앤디 그루브를 총괄 매니저로 들여앉힘으로써 실리콘 제국을 향한 첫 단추를 완벽하게 끼우게 된다. 앤디 그루브를 헝가리 태생의 유태인 이미 1.5세로, 세계 제2차 대전 동안 나치 치하에서 생존을 위한 도피생활을 전전하다가, 전후 사회주의화된 헝가리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자신의 과거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그는 안드라스 그로프(Andras Grof)라는 헝가리 본명을 앤디 그루브라는 미국명으로 개화하면서 전형적인 미국인으로 살아가게 된다. 뉴저지의 빈민가에서 이민 초기의 어려운 생황을 시작한 그루브는, 의식주를 스스로 해결해야만 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뉴욕 주립대 화공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캘리포니아대의 버클리 캠퍼스에서 석.박사 과정을 이수하게 된다. 이후 그루브는 페어차일드사의 R&D 부서에서 연구원 생활을 시작하게 되는데, 바로 이때 이 부서의 수석 연구원이었던 고든 무어와 깊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노이스는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이 탁월한 사람이다. 솔직히 앤디 그루브라는 인물을 기업의 일반적인 인사 관행에서 본다면, 인텔사의 경영을 총책임질 만한 매니저감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노이스는 과거의 환상적인 영업실적보다는 트랜지스터 테크놀로지를 이해할 줄 알고, 창의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엔지니어적인 능력을 매니저의 첫 번째 조건으로 꼽았다. 페어차일드 시절, 실리콘의 S자도 모르는 동부의 관료들과 소모적인 말싸움을 끝없이 벌여야 했던 노이스에겐 앤디 그루브야말로 최적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앤디 그루브는 노이스의 기대에 부응하여 지난 30년 동안 인텔사의 경영 일선에서 항상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어떤 경쟁 기업보다는 한 걸음 앞서 상품화시켰으며, 노이스와 무어가 꿈꿔온 실리콘 혁명을 최선선에서 진두지휘했다. 그 공적을 널리 인정받아 인텔사에 입사한 지 30년째인 1997년에는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는 영광도 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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