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하형일의 실리콘 밸리 스토리 : Episode20

Author : 복구박사 복구박사 / Date : 2018.07.19 13:18 / Category : 데이터복구정보/IT NEWS




Episode 20. 무너진 3인방 체제와 대답 없는 매킨토시


실리콘 밸리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대표적인 회사의 창립과 성장과정을 보면 '3인방' 체제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실리콘 밸리의 시작을 알린 HP에는 빌 휴렛, 데이빗 팩커드, 그리고 프레드 테르만이 있었고, 인텔사에는 밥 노이소, 고든 무어 그리고 앤디 그루브가 있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사에는 빌 게이츠, 앨런 폴 그리고 스티브 발머가 있다. 실리콘 밸리에서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핵심 기업들은 초장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 번도 이들 '테크노 3인방'체제에 흔들림이 잆었다.

하지만 애플사는 달랐다. 스티브 워즈니악, 스티브 잡스, 그리고 마이크 마큘라로 구성된 최초의 3인방 체제는 단 5년을 넘기지 못했다. 1981년에 워즈니악을 잃었고, 1985년에는 잡스를 쫓아내 버렸다. 1985년 새롭게 부상하기 시작한 GUI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는 요소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분열로 스스로 자폭의 길을 택한 애플사는 매킨토시라는 혁명적인 컴퓨터를 성공적으로 개발해냈음에도 불구하고, PC 시장을 퇴보시키고 스스로도 퇴보하는 결과를 낳고 만다.

스티브 잡스의 애킨토시는 충분히 윈텔 진영과 맞서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춘 휼륭한 제품이었다. 따라서 애플사의 3인방 체제가 견고하게 유지되었다면, PC 시장은 지금보다 훨씬 안정적인 구조로 발전했을 것이다. 당연히 일반 사용자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에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을 것이며 운영체제의 경쟁 구도로 인해 사용환경도 훨씬 편리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애플사는 모든 것을 혼자 얻으려 했고, 결국에는 모든 것을 잃었다. 초창기 퍼스널 컴퓨터를 보편화시키겠다는 '두 명의 스티브'의 야심은 연기처럼 사라졌고, 실리콘 밸리와는 무관한 경영진들에 의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된 애플사는 '3인방'의 분열 이후 단 한번도 그들의 위상에 걸맞는 대우를 받지 못했다. 애플사의, 아니 스티브 잡스의 지극히 개인적인 실수는 그 후 10년 동안 도미노 현상처럼 모든 PC 산업 전체에 영향을 끼쳤으며, 1985년 애플사를 등지며 떠나는 그를 아쉬워하는 애플사의 직원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런데 매킨토시를 중심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려 지속된 잡스와 애플사의 실패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스컬리와의 마찰보다는 훨씬 원론적인 곳에 그 이유가 있었다. 잡스는 매킨토시 비전을 상품화하는데 모든 정열을 쏟았을 뿐 정작 가장 중요한 매킨토시의 보편화 부분은 소홀히 하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다. 많은 사람들은 잡스가 애플사를 떠난 후 스컬리와 마큘라가 미온적으로 취한 매틴토시 운영체제의 라이선스 시비에 실패의 일차적인 책임을 떠넘기고 있지만, 사실 리사란 프로젝트는 애당초 애플사의 R&D 규모에서 소화해 낼 수 있는 스케일의 프로젝트 수준을 넘어선 것이었다.

잡스는 리사와 매킨토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PC 시장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는 절대절명의 실수를 범했다. 리사와 매킨토시 프로젝트는 애당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로 분리되어 추진됨이 옳았다. 애플사의 규모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무리였으며, IBM사의 OS/2가 입중하듯이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회사는 실리콘 밸리에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애플사가 소프트웨어 분야를 독립 회사로 키워나갔다면, 1992년 윈도 95와 정면 충돌을 예고하다 절반의 쿠데타로 그친 매킨토시 OS의 인텔 플랫폼 프로젝트였던 스타트랙(Star Trek)은 틀림없이 성사되었을 것이며, 매킨토시 OS는 지금 보다 훨씬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모토롤라 파워PC 프로세서는 물론, 인텔 기반의 프로세서로도 효율적으로 운용되면서 윈도 운영체제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을 것이다.

빌 게이츠가 오피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에 양다리 정책을 펼쳐왔듯이, 애플사도 필연적으로 인텔 호환 칩에 매킨토시 OS의 승부수를 띄웠어야만 했다. 윈도 95가 출시되었을 때, 대부분의 매킨토시 애플리케이션들은 마치 리그에서 제명되었다 부활된 선수들처럼 윈도 플랫폼 리그로 철새들처럼 이동해 버렸다. 애플사의 전자출판 시장과 오디소/비디오 시장의 영원한 혈맹으로 간주되었던 어도비사의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알더스사의 페이지 메이커, 매크로미디어사의 디렉터 등의 애플리케이션들은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플랫폼의 이동을 순식간에 단행해버렸고, 애플사는 이제 모든 것을 스스로 고립시키는 최악의 상황으로 스티브 잡스의 아이맥이 혜성처럼 등장하기 이전까지는 코마 상태를 유지해야만 했다.

매킨토시 OS는 인텔 프로세서의 플랫폼에 완벽하게 적용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지니고 있었다. 애플사에서 스핀오프된 대표적인 두 회사인 스티브 잡스의 넥스트스텝(NeXT Step)과 장 루이 가세(Jean Louis Gassee)의 비오에스(Be OS)는 애플사 엔지니어들의 10분의 1도 안되는 인력으로 보란 듯이 인텔 프로세서에 GUI 운영체제를 선보이면서, 애플사가 얼마만큼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기업인가를 전세계에 여실히 보여주었다. 결론적으로, 만약 잡스가 매킨토시 OS를 리사 프로젝트와 독립하여 진행하였다면, 스티브 잡스는 존 스컬리와 한 배를 탈 수 있는 명분을 만들 수 있었고, 애플사는 델사나 컴팩사처럼 스컬리의 천재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회사와 잡스의 비전으로 윈도 시리즈를 포함한 어떤 플랫폼에서도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로서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잡스와 스컬리의 싸움이 극에 달했던 1985년 여름, 애플사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지난 5년간 애플사의 자금줄을 담당하던 워즈니악의 애플 시리즈는 수명을 다했고, 쉬운 컴퓨터를 내세웠던 매킨토시 128K 모델은 컴퓨터를 처음 접하는 초보 사용자들에게 호응 받기보다는 PC 플랫폼의 난해한 도스 아키텍처에 염증을 느낀 포스트 PC 사용자들에게 어필함에 따라, 잡스가 애당초 원한 매킨토시의 비전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그 첫걸음을 내딛고 말았다. 물론 때마침 불어닥친 레이저 프린터 기술과 GUI 플랫폼이 지닌 장점 중의 하나인 그래픽과 텍스트를 융합할 수 있는 레이 아웃 포맷 테크놀로지는 애플사에게 실낱 같은 희망을 주며 전자출판 시장을 개척해 주었다. 하지만 포스트스크립트로 대변되는 존 워낙(John Warnock) 사단의 어도비 테크놀로지는 쓰러져 가는 애플사에 단비 역할을 할 수 있었을 뿐, 잡스가 애초에 구상한 차세대 운영체제의 보편적인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모든 것이 역부족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최고'와 '최초'의 개념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최다'라는 가장 중요한 요소를 간과하고 말았다. 1985년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세운 애플사를 떠날 때까지도, 실리콘 밸리의 제1의 생존 원칙을 경시했다. 잡스가 이 볼륨의 원칙을 숭배하기까지 애플사는 12년이라는 세월을 기다려야 했고, 그가 돌아왔을 땐 이미 깃발은 쓰러지고 둥지만 남아있었다. 1985년 9월 스티브 잡스는 애플사의 주주 총회에서 스컬리에게 직격탄을 던졌다. "당신은 결코 애플사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가 아니다" 잡스가 애플사를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던진 이 한 마디는 존 스컬리의 심장을 강타했고, 애플사가 곤경에 빠질 때마다 스컬리의 머리 위를 맴돌았다.

워즈니악과 함께 홈브루 컴퓨터 동호회에서 애플컴퓨터를 탄생시키며 퍼스널 컴퓨터 시장을 개척했고, IBM PC의 출현으로 모든 것이 무너졌을 때, GUI라는 새로운 비전으로 또 다시 한번 세상을 변모시킨 스티브 잡스는 정든 쿠퍼티노의 밴들리 식스 빌딩을 빠져 나오면서, 밑지긴 했지만 아직 거덜나지 않은 장사꾼의 마음으로 또 다른 한 판을 준비하게 된다. 두 번이나 밸리의 변경을 최전선에서 진두지휘하다 내분으로 좌초하게 되는 1985년 9월, 스티브 잡스는 걸어온 길보다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먼 스물 아홉의 피끓는 청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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