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하형일의 실리콘 밸리 스토리 : Episode15

Author : 복구박사 복구박사 / Date : 2018.07.19 13:09 / Category : 데이터복구정보/IT NEWS





Episode 15. 갈라지는 PC 시장, 애플 II와 IBM PC의 충돌

애플사는 퍼스널 컴퓨터 시장이 지각변동을 일으킬 때마다 항상 주연에서 조연으로 전락하는 비운을 맛 본 기업이다. 윈도 95가 '애플 죽이기'의 속편이라면, IBM사의 'The PC'는 '애플 죽이기'의 원작이라고 할 수 있다.

IBM사의 The PC는 막대한 자본과 조직적인 전략에 힘입어 출시와 동시에 애플 컴퓨터를 제치고 컴퓨터 시작의 표준으로 군림하게 된다. IBM사는 확실히 PC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기존의 PC 업체들과는 사뭇 다른 기업이었다. 그 당시 뉴욕 본사 경영진들의 눈에 비친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운영체제에 대한 소유권 문제는 중간 간부급에서 결정할 수 있을 정도의 사소한 쟁점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 뉴욕 본사의 경졍진들에게 비춰진 The PC는 거대제국이 일반 소비자들을 위해 베풀 수 있는 체면치레 상품에 불과할 뿐, 결코 매출액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아니었던 것이다. 80년대 초 IBM사의 총 매출액은 PC 시장 전체 규모의 60배를 넘어서고 있었다. 그리고, 잡스는 오리지널 IBM PC가 출시되는 날, "Welcome IBM, Seriously..."라는 광고를 각종 매체를 통해 내보내며, 오늘날까지 생존을 위한 사투를 거듭하고 있다.

사실, IBM사의 출현은 애플을 포함한 대부분의 잔챙이 회사들에게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최악의 악몽인 아마겟돈을 의미했다. 그러나, 실리콘 밸리의 역사는 할리우드의 해피엔딩과는 거리가 멀었고, The PC라 불리는 행성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기존 PC 시장의 심장을 강타했다. 그 결과 PC 시장의 중소 군주로 군림했던 알테어, 임사이, 아타리, 코모도어, 라디오 샥, 탠디 등의 업체들은 흔적도 없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된다.

물론 애플 II도 The PC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됐고, 돌연변이로 살아남은 매킨토시는 '윈도 95'에 의해 코마 상태에 놓여 있지만, 애플사의 끈질긴 생명력은 오늘날 컴퓨터 시장을 적어도 2원 구도로 갈라놓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윈텔 제국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희망으로 차후 형성될 안티-윈텔 연합체제의 뿌리 역할을 맡게 된다.

워즈니악의 애플 II와 IBM사의 The PC는 동 시대에 공존한 대표적인 퍼스널 컴퓨터이지만, 이들의 태생과정을 들여다보면 엄연히 종자가 틀리다. 애플 II는 워즈니악 개인의 독창적인 작품이다. 서킷 디자인, 마이크로프로세서, 메모리칩, 그래픽 카드, 로컬 버스, 롬 베이식 등 애플 컴퓨터에 포함된 모든 기능들은 물론이고 조립까지도 혼자의 힘으로 완성한, 역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원맨쇼' 컴퓨터였다.

워즈니악은 애플 컴퓨터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미래의 PC 시장을 궁극적으로 이원화시키게 되는 중대한 선택을 하게 되는데, PC의 머리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선택이 그것이다. 그는 인텔사의 8080 프로세서를 살 돈이 없어 그것의 5분의 1 가격이었던 MOS 테크놀로지를 도용한 모토롤라 6800 프로세서를 선택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애플은 지금까지도 모토롤라와의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만약 그 때 워즈니악이 인텔사의 8080 프로세서를 구입할 수 있는 여력이 있었다면 The PC의 탄생은 무의미했을 것이며, 무어의 법칙도 다른 곡선을 그렸을 것이다.

한편 '애플 죽이기'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추진한 코드명 어콘(Acorn) 프로젝트는 1년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출발했다. IBM사가 맘만 먹으면 한 달 안에도 퍼스널 컴퓨터를 탄생시킬 능력이 있음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하지만 그 당시 어콘 프로젝트는 슈퍼파워 IBM 제국이 국책사업으로 추진할 만한 알짜 프로젝트는 결코 아니었다. IBM사는 1년이라는 타임 테이블을 정해놓고, 플로리다주 보카(Boca)시의 지방 계열사에 어콘 프로젝트를 떠넘겼고,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였던 빌 로웨(Lowe)는 다시 외부의 하청업체를 이용해 추진했다.

그의 이러한 결정은 IBM사의 조직 구조와 전례를 감안하면 가히 혁명적인 발상이었다. 하지만 로웨가 궁극적으로 외부 조달 방식을 택한 이유는 어콘 프로젝트가 자신의 출세의 열쇠를 쥐고 있는 뉴욕 본사의 경영진들의 관점에서는 고만고만한 프로젝트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PC를 가장 손쉽게 상품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 것 뿐이었다. 하지만, 로웨의 결정은 앞으로 20년간 IBM사의 메인프레임과 중저급 미니 컴퓨터 사업의 몰락을 급속도로 앞당기는 전주곡이 되었으며, PC 시장의 클론화는 궁극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인텔사의 윈텔 진영을 구축시키는 씨앗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결국 컴팩(Compaq), 델(Dell) 등 전세계의 PC 클론 회사들은 타이타닉 호 IBM을 침몰시키는 거대한 빙산으로 자라게 된다.

그리고, 빌 로웨에 의해 추진되고 돈 에스트리지(Don Estridge)에 의해 완성된 The PC라는 괴물은 1년 남짓한 짧은 기간 동안 실리콘 밸리 역사상 유래를 찾기 힘든 대대적인 세대 교체를 실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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