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데이터복구정보/IT NEWS

(펌) 하형일의 실리콘 밸리 스토리 : Episode11

by CBL 2018. 7. 19.




Episode 11. 최초의 퍼스널 컴퓨터 '알테어'

1974년 인텔사의 8080 프로세서는 역사적인 퍼스널 컴퓨터 시대를 알리게 된다. 8080 프로세서 이전까지만 해도, 컴퓨터란 보통 사람들과는 무관한 단어였다. 누가 감히 컴퓨터를 책상 위에 올려놓을 수 있으리라 상상이나 했던가? 그러나 미츠(MITS)사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일을 해냈다. 8080 프로세서는 기존의 반도체 상품에 비해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즉, 기존의 독립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로직 칩의 폐쇄성에서 벗어나 사용자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짤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품이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반도체는 판매하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하지만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8080 프로세서는 엔드 유저에게 무한대의 응용성을 제공했고, 사용자들은 단시일 내에 컴퓨터 주변기기와 애플리케이션, 즉 소프트웨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갔고, 컴퓨터는 이제 그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생명체로서 스스로 자생력을 확보해 가고 있었다. 1975년도에 선보인 미츠사의 알테어는 조립식 제품이었다.

그것도 단순히 나사로 끼워 맞추거나 조립하는 수준이 아니라 용접까지 해야하고, 조립 후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기 위해선 사용자들이 기계어를 사용할 줄 알아야 하는 고난이도의 조립이었다. 왜 알테어 사가 컴퓨터를 전혀 접해본 경험이 없는 사용자들에게 이런 고차원의 조립을 강요했는지는 자세히 알려진 정보가 없다. 어쨌든 알테어라는 하드웨어의 등장은 곧 운영체제에서 응용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각종 소프트웨어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볶은 김치보다 김치가 우선이듯 하드웨어도 소프트웨어보다 우선적으로 존재해왔다. 노이스가 김치를 제공했고, 이 김치를 가장 간단히 볶을 수 있는 '베이식'이라는 볶은 김치는 빌 게이츠에 의해 탄생된다. 1975년 1월 하버드 대학 2년생이었던 빌 게이츠는 폴 앨런과 함께 <포퓰러 일렉트로닉스, The Popular Electronics>라는 잡지에 소개된 알테어 8800 컴퓨터를 보고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차려라!"라는 신의 계시를 받게 되는데, 이때 빌 게이츠는 알테어 8800을 사용하지 않고 하버드대의 컴퓨터 랩에서 PDP-10이라는 미니 컴퓨터를 활용하여 알테어 컴퓨터에 작동될 베이식 언어를 제작하게 된다. 하지만 PDP-10 미니 컴퓨터의 에뮬레이터로 제작한 빌 게이츠 버전의 베이식 언어는 알테어 8800 컴퓨터에 직접 시도해 보기 전까지는 성공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여기서 빌 게이츠는 취미 위주로 프로그래밍을 짜던 일반 마니아들과는 달리 사업가적인 자질을 보인다.

즉, 직접 뉴멕시코 주의 알버커키 도시에 위치한 미츠사를 찾아가 그곳에서 직접 베이식 언어의 작동 여부를 진단하게 된다. 빌 게이츠의 베이식은 알테어 컴퓨터에서 성공적으로 작동하게 되고, 미츠사의 사장인 에드 로버츠는 이 언어를 미츠 베이식이라는 이름으로 차후 알테어 컴퓨터에 번들로 판매하게 된다. 빌 게이츠는 미츠사 근처에 폴 앨런과 함께 애프터서비스 차원의 사무실을 차리게 되고, 학교를 자퇴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 곳에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간판을 올리게 되었으며, 빌 게이츠의 사업은 하루가 다르게 팽창하는 PC 시장에 힘입어 승승장구하게 된다.

한때 미츠사의 베이식 언어 소유권을 둘러싸고 법정시비에 말려들기도 했으나, 빌 게이츠는 성공적으로 자신의 재산을 지키면서, 궁극적인 자신의 꿈이었던 "모든 가정과 사무실에 컴퓨터를 보급한다"는 슬로건을 서서히 현실화시킨다.

댓글